부산 차이나타운 장성향

 

[부산 차이나타운] 장성향에서 군만두,  가족식사에 대한 기록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가 않다. 
배는 안 고프지만 함께 식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자 부산역 근처 장성향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원래는 신발원에서 식사를 하려 했지만 엄청난 웨이팅에 바로 장성향으로 갔다.


영화 올드보이에 나온 군만두집이라나?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신발원이라는 만두 맛집도 원래 가려고 한 터라 군만두도 나름 괜찮을 것 같았다.

오전에 중식을 먹는다고 어머니께선 싫어하셨지만 영업 중인 식당이 몇 없기에 그냥 가고 싶은 장성향으로 갔다. 

평일 오전에 간지라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었다.
오전인데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팀들이 2팀 정도 보였고 자리는 여유롭여서 편한 곳에 앉았었다.


장성향 군만두와 간짜장

장성향

간짜장 9,000원
군만두 5개 8,000원

 

장성향 메뉴는 엄청 많은지라 생략하고 딱 먹은 것에 대한 메뉴와 가격은 이렇다.

 


이때는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이 중요했고 입 짧은 어머니또한 나와하는 식사가 중요해서 서로 배도 안 고픈데 같이 식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먹었었다. 

군만두만 바라보고 간거라 간짜장은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먹을만했고 만두는 비주얼도 굉장히 개성 있었는데 식감도 맛도 정말 좋았다. 올드보이에 나온 군만두가 진짜 이런 지 궁금했었는데 올드보이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페스츄리 같은 식감에 엄청나게 뜨겁고 바삭하다.

원래도 만두를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 군만두는 색다른 맛이라 입맛이 없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계속 먹게 되었다. 어머니는 딱 1개만 드셨지만, 원래 입이 짧으신 편이라 무려 1개를 드신 거만 해도 엄청나게 맛난 군만두임은 확실하다.


배가 너무 불러서 몇조각 남겼었는데 어머니께서 포장해 가셨는지 내가 포장해 가서 기차 안에서 먹은 건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기름지고 소화 안 된다고 기차에서 먹지 말라고 어머니께서 가져가셨던 것 같기도 하다.

입이 짧은 어머니는 불호였다곤하시지만 만두를 좋아하는 내게는 맛있는 군만두로 기억에 남게 된 식당이다.

(다른 손님들이 수차례 불러도 대답을 안 하고 TV를 보고 있거나 계산을 잘못하는 등 응대가 별로라서 불호인 탓도 큰 것 같다.) 





모두가 세팅 중인데 혼자 먼저 식사 중이신 어머니

식사에 대한 기록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가 않다고 앞에 언급하긴 했었지만, 사실 함께하고픈 사람과 식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설령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누구는 일찍 식사를 하고 누구는 늦게 식사를 해버리면 함께 식사하는 게 아닌 따로 먹는 게 되어버린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자 세팅 중인데 먼저 식사 중인 어머니.

입이 짧으셔서 한 조각 드시고 몇숟갈 더 드시다가 내려놓으실게 분명하여 같이 식사하는 게 아닌 실질적으론 따로 먹는 식사가 되어버려 카메라로 찰칵찰칵 찍으며 왜 먼저 드시냐고 지적을 했었다. 

주먹 쥔 손을 볼에 대시더니 애교를 부리신다. 

 

(포스팅하면서 느낀건데 피자를 참 좋아하신단 걸 이제 깨달았다. 어머니도 아시려나??

입맛 없을때도 항상 피자 한 조각에 대해서는 조금 망설이시다가 드셨었고, 어릴 때 외식하면 꼭 도시로 나가서 피자를 먹었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잘 드셨었다. 글을 쓸 때마다 생각도 자연스레 정리도 되니 귀찮아도 그만두진 말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다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머니께서 구석으로 피자를 치워버려서 다른 식구들은 피자가 있다는걸 까먹은 상태가 되어버렸었다.

내가 또 지적하며 사진증거를 남겨야겠다고 하자, 드시고 있던 피자를 보여주시며 '헤헷'하고 웃어버리신다.

장난꾸러기가 되셨다. 

 

화나서 찍었던 건 아니고 재밌어서 장난식으로 찍은 거긴 한데 그래도 식사는 다 함께 시작했으면 좋겠다.

특히나 어머니는 입이 짧으셔서 정말 얼마 못 드시고 다들 식사하고 있는데 폰게임을 하고 계셔서 아버지께 잔소리를 한 번 들으셨다. 예전보다는 많이 자유로워지셔서 그 모습을 보는 게 즐겁긴 하다. (그래도 식사 중에 폰게임은 안 된다!)

 

어머니와 자식들이 상을 다 차리고 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식사를 해야만 어머니와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옛날의 영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모두가 상을 차리고 모두가 식사를 함께 시작하는 걸 선호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려나? 아니면 내 성향이 그렇게 굳혀져 간 건지 궁금하다.

 

 

 

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먼저 재빨리 드시고 하시던 그 폰게임은 이거다.

 

레벨 보고 경악했다.

매일 게임만 하시는 분도 아닌데 게임 중독이라도 되신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지만, 원래 레벨업이 빠른 게임이라고 한다. 주변에 저거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레벨이 3300대라고 하시는 거 봐선 맞는 것 같다. 

 

 

머리를 쓰시며 하시기 때문에 하시고 싶으시면 계속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머니께서 머리를 쓰시며 폰을 하시는게 너무 좋다. 전자기기, 인터넷 이런거를 되게 귀찮아 하시기도 하셔서 그런 쪽으론 알려고 하시지도 않기에 게임과 글 쓰시는 모습 자체가 귀해 종종 캡처나 사진을 찍어두기도 한다.

 

카페에 글을 쓰라고 숙제를 내드리면 한두 번 쓰시다가 머리를 쓰셔서 정성 들인 글을 쓰시는게 너무 좋다.

밴드에는 외할머니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데 그 글에는 댓글을 꼭 쓰시게 한다. 정성 들여 써야 하기 때문에 쓰시고 나면 검사를 하는데 예전에는 쓰라고 해서 대충 쓰셨지만, 지금은 아주 정성스럽게 캐치해서 써주셔서 좋다.

어머니의 어머니시니까 나보다도 더 잘 아시는게 당연해서 댓글들을 보면 할머니와 어머니만 알고 계시는 무언가의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그런걸 볼때면 흐뭇해진다.

 

뭔가를 쓰는 것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라 쓰게 하려면 내가 솔선수범해서 써야하는게 제일 크다.

그래서 나도 카페에 글을 쓰고 밴드에 댓글을 단다. 그래서인지 쓰시라고 시켰을때 쓰기 귀찮다고 하셔도 거절은 하시지 않는다. 

 

 

자다 일어나서 누워서 쉬고 있는데 종이도 같이 먹는 과자라고 주셨다. 스페인인지 여행때 사오신거라 한다.

설명만 들었을 때는 '종이가 아니고 먹는 무언가구나' 싶었지만 괜히 놀리고 싶어서 종이를 어떻게 먹냐고 안 먹겠다고 연기를 했었다. 내가 놀린다는 걸 아시는지라 바로 무시를 때려버리신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정말로 안 먹는다고 생각하셨는지 밀랍이라고 먹어도 되는 거라고 얘기를 해주셨는데 머슥해서 한번 먹긴했다. 

 

 

뜬금없이 보여주신 무지개 사진.

커다랗고 이쁜 무지개가 떴다고 보내주셨는데 어머니께서 찍으신 건지 어머니의 지인분이 찍으셔서 보내주신걸 나한테 보내주신 건지는 모르겠다.

 

무지개를 보고 내 생각이 나서 나한테 보내주신 것이기에 저장했었는데 포스팅하려고 사진들을 고르다가 보여서 기록해 두고자 올린다.

 

 

LA갈비, 만병통치푸드 찌개가 있는 밥상

 

입맛 없거나 귀찮으면 안 먹어서 근육을 박살 내버리는 나를 위해 차려주신 어머니의 밥상~

 

사실 어머니의 손맛,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상  이런 단어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내가 차려먹었음 먹었지 내가 먹어야 할 거를 굳이 어머니께 시키기는 싫다.

 

요즘 내가 하도 안 먹고 거르고 그러다보니 근육이 쑥쑥빠져서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거였는데 음식들 중 LA갈비가 눈에 들어왔다. 전날에 양념하고 재우고 해야한다고 얘길 하셔서 손이 많이 간거라 힘드셨을거란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LA갈비는 맛있다고 안 좋아하는 사람이 없댔나, 실패를 안 한댔나.... LA갈비에 대한 말을 해주셨었는데, 몇 달 뒤에 혼자 놀러 간 이모네에서 이모도 토씨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 말을 하셔서 조금 놀랬었다. 

 

후에 회사사람들에게 '어머니들이 보통 LA갈비를 좋아하시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한 분의 어머니께서 싫어하신다 하여 우리 어머니와 이모는 달달한 고기가 취향이란 걸 알게 되었다. 

 

어릴 때 삼겹살보다 양념갈비를 좋아하던 자식들의 영향을 받으신 건지 아니면 피자도 좋아하시는 걸 봐서는 그냥 입맛이 초등학생 입맛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인지를 하게 되니 추후 입맛 없으실때 뭘 드시게 해야 할지 감이 잡혀서 좋았다.

불고기도 좋아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하게 확인할겸 맛있는 피자 한 판 대접해 드려야겠다.

 

 

어떻게 글을 쓸지 고민하다가 식당에 대한 후기로 끝내기엔 아쉬워서

평소 카톡검색창에 뭔갈 검색할 때마다 이미지결과에 자기 일기 기록 쓰면서 짤 올리는 분들이 생각나 그분들처럼 써봤다.

생각보다 건지는 것도 많고 마음에 들어서 종종 이렇게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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