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 :: 깔끔했던 동백대게수산 주례점, 외식한 후기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외식할 기회가 생겨서 대게 예약을 하려다 동래와 기장 쪽 괜찮은 식당은 예약시기를 놓쳐버렸다.
어디 사기 안 치고 괜찮은 대게맛집 없나 알아보다가 어머니께서 사상 주례에 새로 생긴 대게집이 있다고 가보자는 얘길 하셨는데 가게 이름을 모르셔서 후보에만 두고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모든 걸 잘 아는 친구 덕에 알게 되었다.
그 가게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리뷰도 없어서 허튼 짓은 안 할 거라는 설득력 있는 말을 듣고는 신뢰가 팍팍 생겨서 거기서 외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주차장은 전용 주차장이 없어서 가게 앞에 있는 공영주차장(학장천복개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우측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도 동백대게수산 주례점'

동백대게수산 주례점 가격

대게 구성, 한 마리당 1kg ~ 1.5kg로 되어있다 한다. 
예약, 크리스마스가 오기 며칠 전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예약이 되었다.
가격, 대게값 8만 9천 원, 킹크랩 10만 4천 원인데 오늘의 시세라고 매일 시세가 바뀐다. 크리스마스날 가격은 킹크랩 9.9만 원, 대게 8.9만 원.
상차림비 손질비 같은 추가비용은 없지만 쯔끼다시 또한 없다.
게장비빔밥은 무료이고 라면은 1인분이 3천 원이지만, 2인분부터 주문가능하다.

 
3명이서 먹으면 양이 얼마나 될지 물어봤다가 성인 한 명당 1kg에서 1.5kg는 먹는다길래 적게 드시는 분들만 계시기도 하고 한 사람의 배에 1kg 가까이 되는 양이 들어갈까 의문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1.5kg만 우선 준비해 달라고 예약하긴 했는데, 친구가 3명이서 1.5kg는 안 된다고 껍데기 무게까지 포함이라 대게 속살들은 양이 얼마 안 되고 최소 3kg는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줘서 1.5kg 2마리로 변경했었다.
 
참 여기는 1인당 1kg씩을 시키면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다. 우리도 외부음식을 들고 와도 되긴 했는데 대식가가 아니라서 패스했다.
 

알아두면 좋은 '살수율'

살수율이라는 용어가 있다. 살수율이란 '살코기와 수분의 비율'이라는 뜻이다. 
한 사람당 대게를 얼마나 먹는지도 잘 모르던 때라 살수율이란 단어가 있다는 것도 몰라서 그냥 물어보지 않고 이용했었다. 나처럼 대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살수율도 한번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약한 자리에 앉으려는데 배정받은 자리가 조금 외진 느낌의 자리였다. 마침 옆자리 4인 테이블에 5분이 앉아 계셔서 상대적으로 자리가 좁아 보였고, 부모님께서 더 편안하게 자리하시도록 다른 테이블로 옮겨 앉았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게 보여 대게 맛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막상 대게가 나오고 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비주얼도 좋고, 맛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부모님께서도 '맛있네'라는 말씀을 하시며 계속 나를 챙겨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만족하신 것 같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육안으로 봤을 때 대게 상태가 나쁘지 않았었다. 오히려 좋았다. 어머니께서도 대게 상태를 확인하시곤 식당에 대한 이미지가 호감으로 점점 바뀌시는 게 보였다. 허기지셨는지 바로 식사하려는 게 귀여워서 찍어봤다. 
 
우리 어머니, 예약하기 전에 대게 먹자는 얘기에 알러지가 있으신 것 마냥, 게 먹으면 입술이 가렵다는 둥 얘기를 하셔서 원래는 다른 걸 먹으러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대게를 드시고 싶다길래 출발 전에 약을 챙기라고 했었는데 깜빡하시고 말았다...
근데 아주 잘만 드시는데 심지어 누구보다도 제일 빠르게 드셨다. 
(숨을 못쉬는 심각한 알러지는 아니었고 가려운 '것 같은 느낌'만 드신다고 한다. 견과류를 드실 때도 그런 느낌이 난다고 하신다.) 
 

사진 좀 찍어볼까~ 했는데 벌써 집게 하나를 가져가서 드시는 중이다. 아버지께서도 사진을 찍으시더니 드시기 시작하셨고 나도 좀 찍다가 먹었다. 부모님께서 의외로 김치보단 피클을 좋아하셔서 나중에 한 번 더 리필을 하기도 했었다. 
(참고로 여기 반찬은 김치와 피클뿐이고 셀프인데 음료나 술 역시 셀프로 가져다 마시면 된다.)
 

대게 살이 오동통한 게 마음에 들었다. 말라비틀어진 대게가 아닌 상태 좋게 찐 대게가 나왔고 부모님께서도 그 점이 마음에 드셨다고 한다. 그리고 다들 먹는 양이 적어서 쯔끼다시 없는 그 깔끔함이 좋았다고 하셨다. 대게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첫인상이 별로인 식당이 음식 하나로 호감으로 바뀌는 게 좀 신기했다. 
 

먹기전에 찍는 걸 깜빡해서 먹는 중에 찍은 라면사진.

 
게장비빔밥과 라면 2인분을 주문했다. 라면은 하나 해달라고 했는데 냄비 하나에 라면 2개가 들어간다고 했다. 작은 게들이 들어가 있었는데 2개 해서 6천 원이라니 완전 혜자였다. 부모님께선 배가 슬슬 불러오는 시점이었는데 아버지께서 라면이 마음에 드셨는지 한 번 맛보시더니 계속 드시기 시작하셨다. 게장비빔밥보다 더 많이 드셨었는데 작은 게가 들어가 있어서 좋다고 하셨고 그 게까지 먹고 싶어 하셨는데 배가 너무 불러 결국 남기시고 말았다.
 
어머니께서도 라면을 드셨는데 식당에 대한 이미지가 호감으로 바뀐 시점이셔서 맛있다고 칭찬을 하며 드셨다. 불만이 있으시면 바로 얘기해 주시는 스타일인데 칭찬만 하시는 걸로 봐서는 그만큼 대게가 정말 마음에 드셨나 보다.  
 

게장비빔밥은 게장딱지를 가져가는 줄 알았는데 안 가져가고 따로 게장비빔밥을 만들어오는데 게장비빔밥과 게장딱지를 함께 먹어주면 된다. 밥이 짜지 않아 좋았는데 나중엔 남은 대게 다리의 살들을 발라내서 같이 비벼먹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라면보다 게장비빔밥이 더 맛있었다. 게 내장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다. 

먹는 양이 적은 사람들 3명이서 대게 1.5kg로 2마리와 라면 2인분에 게장비빔밥도 먹었는데 상당히 많이 남았었다. 1kg 2마리로 해서 비빔밥과 라면을 먹었으면 딱 알맞게 먹었을 수도 있다. 대게와 킹크랩 가격도 별 차이 안나던데 다음엔 킹크랩으로 도전해 봐야겠다. 식사를 끝내고 나와서 부모님께 어떠셨냐고 여쭤보니 다들 만족해하셨다.
포장하면 저렴하던데 포장도 좋지만... 껍데기 치우는게 너무 귀찮으니 식사로 이용해야지.
 

참,  몸통 부분이 아주 깔끔하게 손질되어서 좋았다. 몸통 살 바르는 게 제일 귀찮은데 저렇게 조각나있으니 슥~ 파기만 하면 나와서 정말 먹기 편했었다. 내장맛도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크리스마스날이라 손님들이 많이 왔었고 자리도 금세 꽉 찼었다. 나중엔 자리가 없다고 돌아서는 손님들도 계셨는데 예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게 검은 점, 검은 알

게 다리에 뭔 검정 껍데기가 붙어있던데 나중에 따로 검색해 보니 바다거머리 알이라고 한다. 많이 붙어있으면 살수율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고 대게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한다. 미리 알았더라면 등딱지 한번 보게 뒤집어서 확인해 봤을 텐데... 먹기 전에 알고 먹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정보들이 많았는데 어디서 눈탱이 맞고 겪은 것보다 즐거운 식사로 마무리하고 알게 되어서 아쉬울 건 없었다. 

 

총가격은?

계산은 사장님께서 해주셨었는데 아주 쿨하게 음료 하나 값은 빼주셨다. 
 
대게값이 267,000원 라면 6,000원인데...(음료는 서비스, 게장비빔밥은 무료)
글 쓰면서 이제야 계산을 다시 해본 건데 사장님이 라면 계산을 잘못하셨다; 계산기 두들기시는 거 봤는데 라면값에 0 하나를 빼먹으신 것 같다. 267,600원으로 결제가 되어있다.


양심장사에 음료수 서비스에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로 마무리시켜주신 것도 있어서 깔끔하게 계산하고 싶어서 따로 전화드려 차액 입금도 드렸다.

(사실 가족 중 한 명이 사상의 '다른 대게집'에서 눈탱이를 심하게 맞은 적이 있어서 눈탱이에 되게 민감했는데 이렇게 양심장사를 하니 괜히 감동해서 남은 계산이라도 깔끔하게 하고 싶었다.) 

 

이 글을 작성하고 나면 사장님은 누가 썼는지 아실 것 같은데 크흑흑.. 덩치 있으신 걸 본지라 너무 무서워서 쓰지 말까 하다가 여태까지 쓴 게 너무 아까워서... 그냥 쓰기로 했다. 허허하하하.
 
 
  

<동백대게수산 주례점 위치>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