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안 산인 :: 어머니 Pick 아라애 산더미 오리하우스

할머니 뵈러 가는 길에 어머니께서 강력하게 추천한 이곳, 산더미오리하우스.
오리고기가 그렇게 맛있다고 예전에 할머니 모시고 왔을 때 할머니께서도 극찬한 곳이라고 해서 이번에 또 오게 되었다. 입 짧은 우리 어머니께서 맛있다고 하실 정도고, 부드러운 것밖에 못 드시는 할머니께서도 잘 드셨다는 곳이면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옆에 비닐하우스도 있는데 여기에서 쌈채소들을 키우는 것 같았다.
산더미라는 말에 양이 너무 많아 둘이서 먹다가 남기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소식하는 어머니께서도 '다 먹었었다'라고 자부하실 정도면 양이 많아도 맛있으니 다 먹게 된다는 뜻일 거라 한 번 더 기대가 되었다.
주말에 가면 웨이팅이 있다는데 평일에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고... 점심 먹을 시간대라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봐 조마조마해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기대를 넘어 심상치 않은 식당임을 감지했다.

아라애 오리하우스 메뉴로는 산더미간장불고기와 산더미고추장불고기, 오리버섯탕이 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차 어머니의 강력한 pick은 오리버섯탕.
국물이 엄청 진하고 맛있다고 한다. 할머니께서도 여기 버섯탕을 좋아하신다고... 우리 어머니는 물에 빠진 고기(국밥류, 해장국 등)를 안 좋아하시는데 오리버섯탕을 좋아하셔서 의외였다.
오리불고기도 맛이 좋다고 시켜보려했었으나... 다 못먹을 확률이 높아서 다음에 먹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오리버섯탕 2인분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오리버섯탕인데도 쌈채소를 주시고 아주 이쁘게 담긴 반찬들을 주셔서 눈으로도 한 입 먹고 입으로도 한입 먹어봤었다. 하나같이 다들 싱싱하고 맛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밑반찬 셀프바와 쌈채소 셀프바가 있던데 먹을 만큼 덜어먹는 시스템도 마음에 든다.

드디어 나온 오리버섯탕
온갖 버섯들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2인분이라고 했는데 양도 어마무시해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설 정도.
이미 끓여져 나온 거지만 아직 익지 않은 오리고기들이 있어서 오리고기가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기로 했다.


들깨가루도 넉넉하게 주신다. 조금 끓이다가 들깨가루를 한번 넣어 먹었었는데 구수하니 맛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들깨가루를 넣지 않고 한 그릇 먹다가, 넣은 후 한 그릇을 먹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먹다가 들깨가루를 계속 더 넣어봤었는데 오리버섯탕의 맛보다 들깨의 맛이 더 강하게 나서 얼큰함이 사라져 아쉬웠었다. 다행히 내 그릇에만 팍팍 넣은지라 다시 새 오리버섯탕을 떠먹긴 했는데 다음에는 들깨 없이도 팍팍 먹어볼 생각이다.


버섯이나 오리고기를 건져서 초장소스와 마늘소스에 찍어먹으면 되는데 마늘소스가 자극적이지도 않고 오리고기랑 참 잘 어울렸었다. 양이 꽤나 많아서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맛이 좋으니 계속 들어가 결국엔 두 명이서 깨끗하게 해치워먹었다.
어머니께선 어머니 국그릇에 있는 오리고기들을 따로 건져내서 치워두셨는데 '역시 물에 빠진 고기는 안 드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버섯들과 국물은 싹싹 드시는 걸 보니 입맛에 굉장히 잘 맞아 보여 괜스레 내 기분이 좋아졌었다.
할머니와 함께 나갈 일이 생긴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날이 춥다 보니 기회가 올진 모르겠다. 어머니께서는 또 가실 것 같으니 나 없을 때 할머니와 다른 이모들과 함께 가신다면 꼭 사진 찍어서 자랑해 달라고 해야겠다.
<아라애 산더미 오리하우스 위치>

오리고기는 물론이고 버섯과 무들이 참 맛있었던 오리버섯탕. 국물은 뜨끈한데 맛이 좋아서 충분히 식히기도 전에 계속 먹게 된다.

할머니와 순수 마들렌
점심을 먹고 할머니를 뵈러 갔었는데 대전에서 사 온 성심당 순수마들렌이 꽤나 마음에 드셨나 보다. 하나 까서 드리니 한입 한입씩 꼭꼭 씹어 드시다가 마들렌 가운데에 있는 견과류인지 앙금인지는 쏙 뱉어내시곤 마저 드셨는데 순수마들렌 하나가 딱 알맞았는지 하나를 드시고는 이제 됐다며 만족해하셨었다.
대전 사는 이모께서 내게 선물해 주셔서 알게 된 빵이었는데 카스테라 같은 식감이라 기억해 두다가 대전역 성심당에서 잊지 않고 샀었던 거였는데 참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1월 말에 또 오게 된다면 더 많이 사서 내려가야지.

며칠 전에 회사에서 일하던 중, 어머니께서 영상 하나를 보내주셨었다.
할머니께서 지갑에 천 원을 담아주시는 영상이었는데 알고보니 나 주려고 만든 지갑이고 돈도 없으신데 지갑에 천 원을 넣어주신거였다. 하필이면 인간관계문제로 속상한 일이 생겼던 때라 순간 울컥했었는데, 할머니께서 눈도 침침하신데 어떻게 만드셨을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예전처럼 뜨개질로 손바느질로 만드시진 못하고 스티커를 붙여 만드셨는데 그거라도 어디랴... 날 생각해서 만들었다는 게 감동적이라 어떻게든 뵙겠다고 기차타고 내려 온 것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지갑을 챙겨 오질 못했었다.
다음 면회 때는 꼭 지갑을 챙겨가서 정말 잘 쓰고 있다고 감사인사 한번 드려야지. 순수마들렌도 많이 챙겨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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