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 :: 페스츄리 식감이 최고였던 싶빵공장

 
대전 사는 분들께 우스갯소리로 종종 들은 얘기인데 대전의 빵집들은 성심당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성심당보다 비싸면 살아남을 수 없다나? 대전에 갈 때마다 빵은 필수로 사는 것 같은데 대전 사는 이모는 성심당에 환장하는 내 모습을 볼 때면 이해는 잘 못하시지만, 종종 대신 사다주신다. 하지만 현지인이 가서도 줄을 서는 건 똑같으므로 크리스마스 전 주말이기도 해서 성심당 본점은 빠르게 포기.
 

대전의 모든 빵집들은 다 맛있을까?

성심당은 기차역에서 들리기로 하고... 이번엔 다른 빵집을 집중적으로 가고 싶었다. 둔산에서 볼일을 보고 근처에 빵집이 있는지 검색해 봤다가 '싶빵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저녁식사 시간 때 들린 거였는데 벌써부터 마감행사를 하고 있었다. 평이 괜찮다는 거만 보고 어떤 빵들을 위주로 파는지 모르는 상태로 갔었는데 크로와상위주의 빵집이었다.
 

마감행사하고 4개를 고르면 그중 하나는 무료로 준다고 하신다. 3+1 행사! 
들어가면 사장님께서 바로 설명을 해주셨는데 친절하셨다.
싶빵공장은 크로와상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같았는데 코코넛 크로와상, 옥수수 크로와상, 에그치즈 크로와상, 쿠키가 씌워진 크로와상 등등 크로와상들이 꽤나 많았다. 이미 다 나간 메뉴들도 꽤 보여서 대전에 잠시 들리는 나에겐 많이 아쉽긴 했었는데 다음에 오게 된다면 조금 더 일찍 와서 더 많이 골라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트리도 파는데 김치치즈고구마 페이스트리 이름이 특이하다.

나갈 때 본 샌드위치 크로와상...! 입구 바로 앞에 있었는데 구석이라 있는 줄 몰랐다. 계산 다 하고 나갈 때 눈에 들어왔었는데 다음엔 꼭 사야지. 계란감자샐러드샌드위치가 눈에 아른거린다...
 

크리스마스 컨셉에 맞는 휘낭시에와 마들렌도 파는데 눈사람 마들렌이랑 크리스마스트리가 바로 생각나는 휘낭시에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다. 원래 고를 생각이 없었는데 디자인에 이끌려 몇 개 담게 되었다.

후렌치파이 과자를 닮은 듯한 잼파이도 있었는데 크기도 크고 잼도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이건 진짜 맛있겠다'라는 알 수 없는 확신이 생겨서 엄청 담았었다.

3+1, 2+1 이런 행사를 하긴 하나 생각 없이 막 담아서... 그냥 결제해 버렸다. 저 모든 빵들이 총 3만 얼마던데 마감행사도 해서 더 저렴하게 산 것 같았다. 저녁 6시밖에 안 됐는데 마감이라니... 그날 만든 걸 그날에만 판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상자포장도 되는데 2천 원 정도 든다. 캐리어 위에 올리고 다닐 생각이었기에 봉지 말고 상자에 담아달라 했었고 사장님이 친절하게 하나하나씩 잘 담아주셨다. 다 못 담을 정도라 잼파이는 따로 담아주셨다. 
 

옆으로 돌려서 캐리어에 세워두고 몇 시간을 내내 다녔는데 부모님 댁에 와서 풀어보니 부서지거나 찌부러진 곳 없이 무사히 잘 들어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어서 먹지는 못하고 부모님께도 대전에서 사 왔다고 자랑하며 내일 드시라 했었는데 

다음날 되니 그 많던 빵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었다.
특히 그 많던 잼파이가 하나 빼고 다 사라져 있었다.

나도 하나 먹고 싶어서 옥수수 크로와상을 집어 들고 집 안을 다니긴 했었으나 위장이 작아지기도 했고 식사한 지 얼마 안 되어 배가 불러서 결국 못 먹고 다시 싶빵공장 상자 안에 되돌려놨더니 그새 누가 가져가서 드셨다. 아마 아버지께서 드신 것 같은데 하루 만에 몇 개가 사라진 건지... 이렇게나 잘 드시는 건 처음 봤다.

드디어 나도 먹을 기회가 생겨 맛을 봤는데 에그치즈크로와상은 짜지도 않고 부드럽고 고소하니 맛이 좋았다. 에어프라이에 데워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셨는데 그냥 먹어도 참 맛이 좋았다. 하루 지나서 딱딱해지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드러웠고  하나 남았던 잼파이는 밀가루 반죽이 크로와상보다 더 부드러웠다.  부모님 드시라고 사 온 거였고 성심당 대전역도 들러서 다른 빵도 조금 산지라 '너무 많이 사서 몇 개는 상할 수도 있느니 냉동보관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부족할 정도가 되었다.

아버지께서 입맛이 계속 도셨는지 싶빵공장 빵도 드시다가 성심당 안튀긴소보로도 드시다가 슈톨렌 1조각에서 드디어 멈추셨다. 슈톨렌 쪽의 식감보다 페스츄리의 식감이 아버지 취향이신듯하다. 피자빵 같았던 페이스트리는 에어프라이기나 렌지에 안 돌리고 드셨을텐데 그래도 맛있으셨나 2개 모두 사라져있었다. 메모해둬야지...

어머니께서 별로 못 드신 것도 있어서 다음 1월 말에 또 본가에 가게 된다면 대전의 싶빵공장은 한번 더 들릴 생각이다. 일찍 가서 잼파이도 선점하고 식빵도 사야지. 다들 못 드실 것 같아서 계란치즈 크로와상이랑 잼파이 빼고는 한 종씩만 샀었는데 이번엔 여러 개로 넉넉하게 사야겠다.

 

<싶빵공장 둔산월평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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